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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시14

윤동주, <코스모스> (시 수집 116) ,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1. 소년 동주의 마음에 피어난 코스모스 한 송이 윤동주 시인의 서정시는 티끌 하나 없이 순수한 시인의 마음을 예쁘게 드러냅니다. 굳센 의지이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든 어떤 속물적인 것 하나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마음 그 자체는 시라는 결정체가 되어 아름답게 빛나고 있죠. 오늘의 시 는 윤동주 시인의 다른 시들에 비해서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좀 더 있을 테지만 시인의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시 중 하나.. 2023. 10. 3.
도종환, <가을비> (시 수집 112) ,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1. 으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도종환 시인 도종환 시인의 시는 많은 울림을 주죠. 은 세상의 장애물에 좌절하는 우리에게 위로와 힘찬 의지를 복돋아줍니다. 한편 사랑하는 아내를 사별하고 이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에서는 아내를 잃은 슬픔과 극복의지가 때로는 덤덤하고 때로는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도종환 시인의 시는 쉬운 언어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합.. 2023. 9. 4.
도종환, <접시꽃 당신> (시 수집 108)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 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샅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2023. 8. 23.
김용택, <나비가 날아오르는 시간> (시 수집 105) , 김용택 교회당 종소리가 다섯 번째 울리면 나는 사과밭으로 달려갈 거예요 그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사과밭 셋째 줄 여섯 번째 나무 아래 서 있을래요 오세요 종을 여섯 번만 치고 그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나비는 얼마나 먼 데서 달려오다가 날개를 달고 날아올랐을까요 1. 김용택 시인의 감미로운 사랑시 김용택 시인은 참으로 달콤한 사랑시를 많이 써 왔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를 읽으면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이 느껴지는 게 로멘스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죠. 영화 에서 주인공 커플이 비를 맞으면서도 순수하게 미소지으며 뛰어가는 그 모습, 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노래 . 이러한 장면과 가장 어울리는 시가 김용택 시인의 시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그러한 사랑시 중 하나인 을 감상해 보죠. *김용택 시인.. 2023. 8. 13.
곽재구, <소나기> (시 수집 81) , 곽재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그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이를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1. 짝사랑의 아픔, 시로 옮긴 곽재구 시인 황순원의 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읽어 봤을 명작이죠. 를 읽으면, 풋풋한 청춘날에 느꼈던 사랑의 따뜻함과 설렘, 그리고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랑과 그로 인한 아픔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누구나 사랑에 설레고, 사랑에 아픕니다. 하물며 그것이 짝사랑이라면, 상대방에 대..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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