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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시4

이해인, <여름 일기5> (시 수집 87) , 이해인 사람이 나이 들면 고운 마음 어진 웃음 잃기는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고 넓은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1. 이해인 수녀님의 힐링 시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따뜻하고, 포근하고, 어질고, 행복합니다. 모든 것을 포옹하는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정신을 실천해 온 수녀님으로서, 따뜻하고 위로를 주는 시를 써온 이해인 수녀님. 오늘은 그중 하나, 무더운 여름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읽기 좋은 시인 .. 2023. 6. 29.
박노해, <동그란 길로 가다> (시 수집 82) , 박노해 누구도 산정에 오래 서 있을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환희의 날들은 짧다 고난의 날들도 짧다 돌아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힘든 때도 순간인 것을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진실된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1. 노동시인 박노해, 굳센 신념을 믿으라 말한다 박노해 시인은 '노동자의 시'를 써온 시인입니다. 그의 시에는 '현실의 많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언젠가 우리 모두는 일어날 것이다'라는 강인한 의지가 줄곧 담겨 있습니다.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에 관심을 가지고 시를 써온 그는 이제 노동자뿐 아니라 핍박받고, 외롭고, 막막한 길에.. 2023. 6. 23.
정현종, <비스듬히> (시 수집 77) , 정현종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1. 정현종 시인의 교감 우리 인간은 완벽한 존재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고 해도 깊게 살펴보면 불안정한 모습을 가지고 있죠. 그것은 물질적인 것, 외적인 것뿐 아니라 내면의 무엇인가에도 해당합니다. 제아무리 멋진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오늘의 시는 인간, 나아가 생명이 가진 어쩔 수 없는 불완벽성을 바탕으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그런 교감의 존재라는 것을 잘 드러내.. 2023. 6. 18.
정현종, <방문객> (시 수집 72)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1. 정현종 시인에 대해 정현종 시인은 1939년 서울에서 출생했습니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에 기자와 문예창작과 교수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는 갈등보다는 교감을 품고 있습니다. 생명현상과의 내적 교감, 자연의 경이로움, 사물의 존재 그 자체에 주목하여 '교감과 공감, 이해'를 지향한 시를 썼죠. 그는 1965년,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습니다...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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