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정호승8 정호승, <너에게> (시 수집 113)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꽃들이 되어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1. 소외된 존재에 대한 따스한 사랑, 정호승 시인의 시 정호승 시인의 시는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는 따스함과 애정이 가득한 시입니다. 소외된 존재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관심도 잘 받지 못한 채 힘든 삶을 살아오고.. 2023. 9. 14. 정호승,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시 수집 98) , 정호승 나는 왜 아침 출근길에 구두에 질펀하게 오줌을 싸놓은 강아지도 한 마리 용서하지 못하는가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구두를 신는 순간 새로 갈아 신은 양말에 축축하게 강아지의 오줌이 스며들 때 나는 왜 강아지를 향해 이 개새끼라고 소리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개나 사람이나 풀잎이나 생명의 무게는 다 똑같은 것이라고 산에 개를 데려왔다고 시비를 거는 사내와 멱살잡이까지 했던 내가 왜 강아지를 향해 구두를 내던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데 나는 한 마리 강아지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진실로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윤동주 시인은 늘 내게 말씀하시는데 나는 밥만 많이 먹고 강아지.. 2023. 7. 25. 정호승,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시 수집 63) ,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 가는 어둔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안고 웃어 보아라 절씨구나 뺨 부비며 울어 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봄눈 내리는 보리밭길 걷는 자들은 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 1. 슬픔에 손길을 거두.. 2023. 6. 6. 정호승, <풍경 달다> (시 수집 56) ,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1. 정호승 시인의 사랑시 정호승 시인의 시는 외로운 존재를 어루만지는, 힘이 되어주는 그런 작품입니다. 오늘의 시 는 사랑을 다룬 짤막한 시로, 이 역시 사랑하는 존재를 어루만지고자 하는 정호승 시인의 따뜻함이 묻어나오는 시죠. 사랑의 강한 정열이 팍 솓아나오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순수하면서도 사랑이 물씬 묻어나오는, 그런 시입니다. 2. 운주사 와불은 무엇인가? 정호승 시인은 이 시를 운주사 와불을 보고 떠올렸습니다. 운주사 와불은 세계적으로도 그 형상을 찾아보기 힘든, '누워있는 부처님상'입니다. 두 기의 부처님상이 누워있는데 이런.. 2023. 5. 30.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시 수집 17)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오늘의 시, 너무나도 유명한 정호승 시인의 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사랑'을 참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그의 사랑이 특별한 이유는 그가 '사랑.. 2023. 4. 1.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