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추다/맞히다
늘리다/늘이다
부딪치다/부딪히다
이 용언들의 정확한 뜻을 써 보세요. 정확히 쓸 수 있는 단어가 몇 개 될까요? 이 두 단어들의 차이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한국어에는 비슷한 뜻, 비슷한 형태로 인해서 헷갈리는 단어들이 많이 있죠. 이전에 여러 단어들을 살펴보았는데 오늘은 '용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문제를 (맞히다/맞추다) 무엇이 맞을까?
두 단어는 비슷한 상황에서 쓰이기 때문에 자주 틀리게 사용합니다. 두 단어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맞히다 :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게 하다
맞추다 :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단어의 뜻을 살펴봐도 비슷합니다. 쉽게 외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두 대상을 놓고 비교하면 맞추다', '문제의 답을 틀리지 않게 하면 맞히다'입니다. '맞히다'에는 '비교의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답지를 놓고 비교하면 '맞추다'를 써야 합니다.
정답을 답지와 맞추다 : 답지와 정답을 비교해 본다는 의미
정답을 맞히다 : 답을 골랐다는 의미
맞추다의 예시
1. 쉬는 시간에 국어 문제지와 답지를 맞췄어
2. 일정을 맞춰서 보자.
맞히다의 예시
1. 문제를 다 맞혔어!
2. 답을 정확하게 맞혀 보세요.
2. 고무줄을 (늘리다/늘이다) 무엇이 맞을까?
두 단어 역시 마찬가지로 비슷한 상황에서 쓰이는 단어입니다.
늘리다 : 물체의 넓이, 부피 따위를 커지게 하다, 수나 분량 따위를 많아지게 하거나 무게를 더 나가게 하다
늘이다 : 선 따위를 연장하여 계속 긋다, 길이를 더 길어지게 하다
차이가 느껴지나요? '늘리다'는 수나 양, 넓이, 부피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편 '늘이다'는 '길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무줄은 잡아당기면 그 길이가 더 길어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늘이다'를 써야합니다. 하지만 '주차장을 늘리다', '시간을 늘리다' 등은 수나 양과 관련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늘리다'를 사용합니다.
수, 양 = 늘리다 / 길이 = 늘리다
고무줄 = 늘이다
선 = 늘이다
주차장 개수 = 늘리다
시간 = 늘리다
횟수 = 늘리다
밥 먹는 양 = 늘리다
늘이다의 예시
1. 스트레칭으로 몸을 늘이세요.
2. 고무줄을 잡아당겨 길게 늘이다.
3. 수직선을 늘이다.
늘리다의 예시
1. 밥 먹는 양을 늘리니까 살이 쪘어.
2. 운동 횟수를 늘려야 해.
3. 주차장의 개수를 더 늘려 주세요.
3. 횡단보도를 걷다가 자동차에 (부딪치다/부딪히다) 무엇이 맞을까?
이 둘은 그 어감에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둘은 기본 단어는 같지만 접미사의 사용이 다릅니다.
부딪치다 : '부딪다'에 강조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치'가 붙은 것입니다.
부딪히다 : '부딪다'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히'가 붙은 것입니다.
뜻을 보면 '부딪치다'는 강조의 접미사 '치', '부딪히다'는 피동의 접미사 '히'가 붙었습니다. 이 둘은 피동과 능동으로 기억해 주세요. 피동의 뜻이 강하면 무조건 '부딪히다'를 써라라는 걸요. 능동의 뜻이 강하면 '부딪치다'를 사용하는 것으로요. 하지만 이 둘은 상황에 따라 같이 사용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보통 우리가 먼저 자동차에 다가가 몸을 대지는 않죠.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보통 '부딪히다'를 써야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일부러 달려가서 가만히 있는 자동차에 몸을 댄 경우에는 '부딪치다'를 써야겠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 관련 뉴스에서는 보통 '부딪치다'를 사용해야 합니다.
자동차에 부딪히다 : 나는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자동차가 와서 의도치 않게 부딪게 된 경우
자동차에 부딪치다 : 내가 일부러 달려가서 자동차에 몸을 부딪게 된 경우
부딪치다의 예시
바위에 파도가 부딪치다(파도의 행위를 능동으로 해석)
이 시련을 정면으로 부딪치겠어(능동적인 의지)
부딪히다의 예시
갑자기 자동차가 나와서 부딪혔어(의지와 상관 없이 자동차와 부딪게 된 경우)
전방 태만으로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혔어(의지와 상관 없이 전봇대와 부딪게 된 경우)
이렇게 헷갈리는 용언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단어들을 잘못 쓰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단어의 기본적인 뜻을 알고 맞는 상황에 쓰는 것이 맞춤법의 기본. 꼭 확인하여 올바르게 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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