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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모아 잡학 맞춤법

산만 한 밥을 3공기나 먹다니, 살이 찔 만하구나 - 만하다와 만 하다의 차이

by 알쓸수집가 202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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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한 키의 사람을 처음 봤다니, 놀랄 만한 상황이구나."

 

아마 놀란 사람의 키는 굉장히 컸나 봅니다. 자신의 키 정도 되는 사람을 처음 봤으니 말입니다. 키가 작은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부러운 말이군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이 문장에서 맞는지 틀린지 헷갈리는 부분이 없나요?

 

오늘의 맞춤법은 이 문장에서 두 번 반복된 것 같은,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만 한'과 '만한'입니다. '만한'과 '만 한'. 띄어쓰기 하나 차이지만 이 띄어쓰기로 인해서 사용되는 방법이 다릅니다. 오늘의 맟춤법, '만 하다(만 한)'과 '만하다(만한)'을 알아보겠습니다.

 

만 하다 vs 만하다

 

 

1. 만 하다 vs 만하다의 차이

둘은 사용되는 상황이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뜻을 아는 게 좋습니다.

 

'만 하다'는 앞말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내용이 정도에 달함을 의미하는 보조사 '만'과 동사 '하다'가 붙은 형태입니다. '너만하다'라는 것은, 앞말 '너'가 어떤 정도에 달함을 의미하죠. '키가 너만 하다'는 내가 말하는 키의 정도가 너의 키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한편 '만하다'는 하나의 보조 형용사입니다. '어떤 대상이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할 타당한 이유를 가질 정도로 가치가 있음/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하죠. '먹을 만하다'라는 것은 어떤 무언가가 앞말 '먹다'를 할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로, 즉 '먹을 가치는 있을 정도로 맛이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좋아할 만하다'라는 것은 어떤 대상을 좋아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면 어떠한 점이 남들보다 더 매력적이어서 사랑을 느끼는 거죠. 그러니 어떤 가치가 있기에 '좋아할 만하고 사랑할 만하는' 것입니다.

 

만(보조사) + 하다(동사)  → 만 하다           ----------------                 손톱만 한 보석

만하다(하나의 보조 형용사)                      ----------------                 즐거울 만하다(즐거움을 누리는 게 가능함)

 

하지만, 이 뜻 구별만으로는 확실히 분간이 안 갑니다. 그럴 때는 다음과 같은 구별을 이용할 수 있죠.

 

 

2. 명사 뒤에 붙을 때는 '만 하다'

'만 하다'의 '만'은 보조사입니다. 보조사는 명사 뒤에 붙습니다. 동사 뒤에는 붙을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명사 뒤에는 '만하다/만 하다' 중에서 '만 하다'가 와야 합니다. 기억하세요.

  • ① 명사 뒤에는 무조건 띄어쓴 '만 하다'가 온다는 사실!
  • ② 명사 뒤에 '만'은 붙여야 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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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

 

만 한 키의 동물

(너만한 키의 동물 X)

(너 만 한 키의 동물 X)

 

나무가 빌딩만 하다

(나무가 빌딩만하다 X)

(나무가 빌딩 만 하다 X)

 

독수리만 한 비둘기

(독수리만한 비둘기 X)

(독수리 만 한 비둘기 X)

 

아무리 긴 명사가 와도, 꼭 만까지는 붙여야 함을 기억해 주세요.

 

 

3. 동사의 활용형 뒤에 붙을 때는 '만하다'

'만하다'는 보조 형용사입니다. 보조 형용사이므로, 동사의 활용형 뒤에 붙습니다. 흔히 '~을 만하다'라고 표현하죠.

기억하세요.

  • ① 동사 뒤에는 무조건 붙여쓴 '만하다'가 온다는 사실!
  • ② 동사 뒤의 '만하다'는 띄어야 한다는 사실!
더보기

예문)

밥을 먹을 만하다

(밥을 먹을만 하다 X)

(밥을 먹을만하다 X)

 

 

그렇게 밤을 샜으니 졸릴 만하지

(졸릴 만 하지 X)

(졸릴만하지 X)

 

시험공부를 안 했으니 0점을 맞을 만해

(0점을 맞을만해 X)

(0점을 맞을 만 해 X)

 

그럼 마지막으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너만 한 키의 사람을 처음 봤다니, 놀랄 만한 상황이구나."

 

여기서 앞에 '만 한'은 '너'라는 명사 뒤에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만 한'이 맞겠죠?

뒤의 '만한'은 '놀랄'이라는 '놀라다'의 활용형, 즉 동사 활용형의 뒤에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놀랄 만한'이 맞겠죠? 문장은 아주 올바른 문장이었네요. '만 하다'와 '만하다'의 차이를 잘 이해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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