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않,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맞춤법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둘은 똑같은 의미로 활용되기 때문이죠. 둘 다 부정의 의미로 사용되고 모양도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구분해서 써야 하죠. 다음 문장을 볼까요?
밥을 먹고 양치를 하지 않으면 안 돼.
이 문장에서는 않과 안이 모두 사용되었습니다. 둘의 차이가 약간 느껴지나요? 문법상의 특징은 바로 않은 뒷말과 붙어있고, 안은 뒷말과 띄어져 있죠. 이번 시간에는 '않'과 '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않 vs 안
1. '않'과 '안'의 뜻
'않'은 동사나 형용사에 부정의 뜻을 더하는 보조용언 '아니하다'의 준말입니다.
'안'은 부정 또는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 '아니-'의 준말입니다.
의미는 같지만 보조용언과 부사로 품사 자체가 다릅니다. 그러므로, '않'과 '안'이 헷갈릴 때는 '아니하다'나 '아니-'를 넣어 보면 됩니다. 이를 기억하고 아래를 보죠.
① 공부를 하지 (않다 / 안다)
② 거짓말을 하면 (안 / 않) 돼.
1번은 아니하다(않)과 아니(안) 중 무엇이 자연스럽나요? 바로 '아니하다'죠. 그렇기 때문에 이 준말인 '않'이 맞습니다.
2번은 무엇이 자연스럽나요? 바로 '아니-'죠. '아니 돼'가 자연스럽지 '아니하다 돼'가 자연스럽지는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준말인 '안'이 맞습니다.
① 공부를 하지 않다
② 거짓말을 하면 안 돼
보통 용언이 앞에 오고 뒤에 안/않이 오는 경우에는 '않'을 씁니다. 이때는 '~지 않다'의 형태가 많죠.
한편 안/않이 먼저 오고 뒤에 용언이 오는 경우에는 '안'을 씁니다.
- 않 : 하지 않다 / 먹지 않다 / 놀지 않다 / 때리지 않았어 / 졸지 않습니다 / 좋아하지는 않아
- 안 : 안 돼 / 안 해 / 안 먹어 / 안 자 / 안 놀아 / 안 좋아 / 안 울어
2. '않'과 '안'의 띄어쓰기
않은 항상 뒷말과 붙여서 써야 합니다.
하지만 '안'은 부사이기 때문에 복합어인 경우를 제외하면 무조건 띄어 써야 합니다. 다음 문제를 풀어볼까요?
① 그렇게는 (안 해 / 안해).
② 다시는 너랑 (안놀아/ 안 놀아).
③ 양치질을 하지 (않고 / 않 고) 자면 (안돼 / 안 돼).
④ 너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 / 않 아).
정답은 뭘까요? '안'은 뒷말과 띄어야 하고, '않'은 뒷말과 붙여야 하죠. 다음과 같습니다.
① 그렇게는 안 해.
② 다시는 너랑 안 놀아.
③ 양치질을 하지 않고 자면 안 돼.
④ 너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
3. 헷갈리는 경우, 복합어 '안되다'
'안'을 띄라고 했는데, 안 되는 경우가 있죠. 바로 복합어 '안되다'입니다. 국어사전에서는 '안되다'의 뜻을 다음과 같이 보고 있습니다.
즉 '안되다'는 단순 부정의 표현보다는 '좋게 되지 못하거나 좋지 않은 상황'일 때 사용됩니다. 그래서 예문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죠.
올해 가뭄이 심해서 농사가 안돼
→ 농사라는 현상이 좋게 이루어지지 않음을 의미하는 '안되다'
저 놈은 안될 놈이야.
→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함을 의미하는 '안되다'
그것 참, 안됐다
→ 가여움을 의미하는 '안되다'
안색이 안돼 보여서 약을 먹였어
→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
정리하자면, 위와 같은 뜻의 '안되다'를 제외하고는 '안'은 모두 띄어서 써야합니다. 한편 '않'은 모두 붙여서 사용해야 하죠. 이제 좀 이해가 될까요? '않'은 용언의 뒤에, '안'은 용언의 앞에 붙는다는 사실만 알아도 많은 도움이 될 거랍니다. '안되다'와 '안 되다'는 꼭 구분을 해서 사용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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