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피천득
그때 그 얼굴들. 그 얼굴들은 기쁨이요 흥분이었다. 그 순
간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보람이었다. 가슴에는 희망
이요, 천한 욕심은 없었다. 누구나 정답고 믿음직스러웠다.
관이 뚫리는 것 같았다.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모두 다
'나'가 아니고 '우리'였다.
1. 피천득 수필가가 아닌 시인으로서
피천득. 아마 우리는 수필가로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피천득 작가는 많은 시작 활동을 한 시인이기도 하죠. 순수한 정서를 바탕에 깔고 있는 피천득 시인의 시 중 하나인 <1945년 8월 15일>. 이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만큼 순수한 감정이 어디에 있을까요. 광복을 맞이한 사람들의 감정을 다룬 시입니다.
*피천득 시인이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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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편지> (시 수집 7)
, 피천득 오늘도 강물에 띄웠어요 쓰기는 했지만 부칠 곳 없어 흐르는 물 위에 던졌어요 1. 피천득 작가에 대해 오늘의 시는 피천득 작가의 시, 입니다. 작가라고 부른 이유는 피천득 작가님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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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광복의 순간 우리 민족이 가졌던 얼굴
이 시는 <<생명>>이라는 시집에 실린 시입니다. 자유시 형태의 시로, 광복의 순간에 대해 묘사하고 있는 시죠. 광복을 맞이한 순간 사람들은 너나없이 만세를 외쳤습니다. 얼굴에는 기쁨이 드러나 있었고 온몸으로는 기쁨을 표출했죠. 그만큼 사람들의 감정은 순수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었었습니다. 시인은 이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라고 묘사했죠.
기쁨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에 대한 회상으로 시는 시작합니다. 시련을 극복하고 광복이 이루어진 순간, 모든 사람들은 축복, 보람 그 자체였으며 가슴에는 희망만이 가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에서 중요한 점은 '천한 욕심은 없었다'라는 부분이라 봅니다. 이는 이 당시 모든 대한민국 민중들의 광복에 대한 의지가 어떠한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조국의 행복을 위해'였던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죠.
3. 같은 피가 흐른다
뒤이어 시인은 관이 뚫리는 듯하며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표현을 합니다. 모든 민중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순수한 광복 의지'를 위해 싸워왔기에, 우리 모두는 결국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죠. 이 표현으로 우리 각각의 민족은 하나로 일원화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는 '나'가 아니라 '우리'였다는 말로 이를 강조하며 끝납니다.
나 대신 우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 우리 자식이 아니라 내 가족, 내 자식이 엄연히 맞는 말이잖아요. 하지만 이전부터 공동체 의식을 중요한 가치로 삼은 우리 민족은 '우리'라는 단어를 통해 하나로 합쳐지고자 했죠. 시인은 아마도 이러한 민족적 특성과 광복이라는 모두의 꿈을 엮어, 우리 민족을 하나로 끈끈하게 만들었던 '광복 의지'를 강조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 개인적인 감상
돌이켜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광복이라는 한마음을 가지고 싸웠는데, 결국 그 이후에는 나라가 둘로 갈라지고 그 안에서 여러 세력의 대립으로 크고 작은 내/외환이 찾아왔죠. 이러한 시련 끝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처럼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이 또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다시 한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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