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것...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1.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라는 메시지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이 시는 우리에게 오늘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지난 순간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한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좌절과 후회로 부정적인 감정만을 느낄 뿐이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정현종 시인은 우리에게 '모든 순간 하나하나가 꽃봉오리와 같은, 소중한 순간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정현종 시인이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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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방문객> (시 수집 72)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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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비스듬히> (시 수집 77)
, 정현종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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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의 화자는?
시의 화자는 어느 봄날, 환하게 핀 꽃을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난 날, 꽃봉오리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웠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겠죠. 아마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중년의 나이를 보내고 있는 화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화자가 느끼는 감정은 '후회'입니다. 지난 날, 더 열심히 파고들고 말을 걸고 귀 기울이지 않았던 자신의 안일함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죠. 지난 날의 안일했던 행동과 마음가짐으로 인해 좋은 기회를 놓치고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을 것입니다. 비단 화자만이 이러한 감정을 느끼지는 않죠. 우리도 지난날을 생각하면 '추억'보다는 '후회'의 순간을 먼저 떠올리기 십상입니다.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줬던 일, 안일한 생각으로 좋은 기회를 걷어찼던 일, 오만함으로 주위의 사람들이 떠나가게 했던 일 모두 우리가 겪었던 과거입니다. 그것에 대해 후회할 때는 이미 늦은 때죠. 화자의 후회에 대한 행동은 우리에게 공감을 줍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소중함을 잃지 마라'는 메시지를 생성해 주죠.
3. 반벙어리, 귀머거리처럼 현재를 보내지 마라
반벙어리와 귀머거리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주위와 세상에 대해서 귀를 막거나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으면서 하루하루를 의미 없게 보내는 사람들을 빗된 표현일 것입니다. 그 다음 행의 '우두커니처럼...'이라는 표현 역시 마찬가지죠. 우두커니 하루하루를 보낼 때마다 하루하루의 꽃봉오리는 힘없이 지고 있었습니다.
시인은 이러한 무기력함을 우리들이 잃지 않도록,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말을 합니다. 모든 순간이 소중한 만큼, 꽃봉오리처럼 대하라는 말과 함께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고 하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열심에 따라' 꽃봉오리가 피어난다는 말로 마칩니다.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하루가 의미 있을 수도 있고 의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면 그것은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자주 듣고, 새기는 기본적인 메시지이자 가장 어려워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죠. 많은 유혹, 때로는 무기력함과 좌절감에 둘러쌓여 하루를 의미없게 보낼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나날이 반복되면 끝에 남는 것은 후회뿐일 겁니다.
♣ 개인적인 감상
시인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당연하지만 간과했던 저 메시지를 심어줬습니다. 마음에 꽃의 씨앗을 하나 심어놓고, 그 씨앗이 꽃봉오리를 맺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것을 말하고 있죠. 미래에 피울 꽃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는 좀 더 의미 있게 보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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