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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모아 시

곽재구, <새벽 편지> (시 수집 4)

by 알쓸수집가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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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편지>, 곽재구

 

새벽에 깨어나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이제 밝아 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 향기를 맡기 위하여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새벽에 깨어나


오늘의 시는 곽재구 시인의 <새벽 편지>입니다. 곽재구 시인은 1954년 출생 시인으로 6.25 직후에 출생하여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직접 몸으로 느껴왔습니다. 그는 토착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죠. 시인은 특히 다음과 같은 내용의 시를 많이 써왔습니다.


① 현실의 폭력에 대한 분노와 고통받는 민중 대변

노동자들의 비루한 삶 조명

③ 인간 본래의 긍정적인 마음(사랑, 순수함, 희망 등)


 

아무래도 근현대기 억압받는 대중들의 삶을 피부로 느껴왔기에, 그들의 분노를 대변하면서도 3번처럼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본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사랑과 희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곽재구 시인의 시가 분노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그의 마음에는 우리 대중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시는 '새벽'을 소재로 하여, 이상적인 세상에 대한 희망과 그 희망을 위해 고통조차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시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새벽으로, 어둠이 깔려 있지만 곧 동이 트는 시간입니다. 새벽에 별을 보고 있으면 어디엔가는 사랑의 샘이 하나 있을 것 같다는 말은, 시인의 인간 사랑에 대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은 우리 서민들을 지칭합니다. '고통'이라는 이미지와 고귀한 '정령'이라는 이미지의 대조를 통해 우리 모두는 현실에 억압되어 있지만 고귀한 존재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보통 '고통'을 강조하기 위해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결짓는 걸 생각하면, 시인의 문장에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화자는 이렇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깨달으며, 자유로운 새소리로 화자되는 '희망'을 위해 고통하는 법을 익혀야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며, 다가올 희망찬 세계를 그리는 화자에게 '새벽'은 평온하면서도 희망을 바랄 수 있는 활기찬 시간인 셈입니다.

 

더보기

주제 : 사랑과 희망이 실현될 세상에 대한 소망

소재 : 새벽

특징 :

①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

② 대조로 주제를 강조(고통, 쓰라림 <->  정령, 사랑, 새소리)

③ 시간적 배경(새벽)의 상징성을 이용

 

 

개인적인 감상

새벽에 일어나 있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둡고 외로운 시간이지만, 그와 동시에 다음날의 희망을 기대하는 감정이 교차하는 시간이어서 그럴까요. 그 중간 지점에 이를 때 마치 모든 균형이 맞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죠. 곽재구 시인의 <새벽 편지>는 '새벽'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우리 대중들의 억압된 현실에 대한 절망, 또다른 고통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 고통을 견디면서도 다가올 희망을 꿈꾸는 모습을 차례차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을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로 표현한 곽재구 시인의 표현에는 '분노와 아름다움'이 공존하고 있죠.

 

시인은 이를 통해 인간이 무조건적인 혐오의 대상, 억압의 대상임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슴 한 켠에는 희망과 사랑을 가지고 있는 따뜻한 존재라고 말하죠.  서민들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이 <새벽 편지>를 읽으면서, 오늘 밤은 미소를 가득 띄우고 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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