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록>, 천상병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 두 살 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
1.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천상병 시인의 시
천상병 시인은 경남 마산 출생입니다. 그는 1949년 7월, 시 <공상>을 발표하면서 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난, 무직, 방탕 등으로 많은 고생을 하고 일화를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시집은 이른 시 활동에 비해 비교적 늦게 발간되었습니다. 1971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발간되었는데, 문우들이 주선해서 내 준 1시집 <<새>>는 그가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되었을 때 생사를 몰라 유고시집으로 발간되었다는 일화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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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나의 가난은> (시 수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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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맑고 깨끗한 순수함 그 자체라고 합니다.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으로 불렸던 그는 대표작 <귀천>에서 엿볼 수 있듯이, 현실을 초탈한 삶의 자세, 세속을 뛰어넘은 순수한 마음, 깨끗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입니다. 그의 삶 전반에 가난이 작용했기에 시에서는 이러한 세속을 뛰어넘고 순수한 마음만을 가지며 살아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은 그의 시 중 '자연의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노래한 시' <5월의 신록>을 감상해 보죠.
2. 오월, 청춘
요새 읽기 참 좋은 시입니다. 시인은 나이가 많이 든 자신과 대비되는 5월의 푸른빛(신록)을 순수하게 감상했습니다. 푸른빛 가득한 5월은 너무 신선합니다. 순수하고 깨끗하고 평화로운 색인 녹색은 상쾌함이 가득하죠. 이러한 5월의 녹빛은 시인이 시 세계에서 추구했던 '순수한 마음'과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2연에서는 5월을 젊은 날로 묘사했습니다. 새싹이 본격적으로 쑥쑥 자라는 시기인 5월은 인생에서 청춘과도 비슷하죠. 청춘은 인생에서 육체적으로 성숙해지면서 에너지가 가장 넘쳐나는 그러한 시기니까요. 시인의 나이가 육십 두 살이기에 아마 더 5월의 초록빛을 보고 자신조차 청춘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5월은 우리 모두를 청춘으로 돌아가게 해 주는 그런 계절입니다.
3연의 마지막 행,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는 시인이 전하고 싶은 강렬한 메시지입니다. 청춘의 특권은 무엇일까요? 세상에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순수하게 나아가라는 것일 수도 있고, 지금 이 시기를 순수하게 즐기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청춘이 가진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핵심일 것입니다. 그것을 유지하며 모든 일을 해 보는 것, 정말 큰 특권이죠. 마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하는 듯한 메시지이기도 한 이 시는 '푸른빛 가득한 5월'을 소재로 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에너지 가득한 모습을 묘사한 예쁜 시입니다.
♣ 개인적인 감상
이제 막 20살이 된 대학생들을 보면 저도 참 부럽습니다. 때묻지 않고, 에너지 넘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으로 가득찬 그 나이. 5월은 시간상으로도 그러한 희망과 에너지로 무엇이든 도전해보는 시기이기도 하죠. 대학생들에게 시험도 끝난 최상의 시간이기도 하잖아요. 우리도 5월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 희망과 에너지로 가득한 일상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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